님비(NIMBY)에 막힌 100만 임대주택 사업
님비(NIMBY)에 막힌 100만 임대주택 사업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18.04.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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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 지역이기주의가 도를 지나쳐 공공 임대주택사업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공공 임대주택 사업이 이를 기피하는 지역주민들의 이른바 님비(NIMBY)현상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마땅한 해법이 없는 탓에 정부의 공적 임대주택 100만가구 공급 목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공공 임대주택 대상지마다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집단행동이 빈번해지고 있다. 서울시 등이 추진하는 990가구 규모의 천호역세권 청년임대주택 사업의 경우 인근 주민들이 '성내동 청년임대주택 반대 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나선 상황이다. 

님비현상은 쓰레기처리장, 화장시설 등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 들어서는 것에는 반대하는 사회현상을 말한다. 

◇"임대료·집값 떨어진다"…기피시설된 임대주택 

청년임대주택은 도심 역세권에 주변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해 청년(19~39세) 주거난을 해소하려는 정책이다. 서울시는 서울 성내동과 영등포구 당산동, 마포구 합정동 등 도심에 2022년까지 임대주택 8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성내동 주민들이 이 같은 사업에 반기를 든 원인은 부동산 가격 하락과 임대수입 감소다. 

값싼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낙후지역으로 인식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청년들이 저렴한 임대주택에 몰려 임대업을 하는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청년임대주택을 '5평형 빈민아파트'라고 지칭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주민들의 속사정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가격 폭락과 빈민지역 슬럼화 등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달 주민공람 공고까지 마친 서울시로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임대주택을 기피하는 일부지역에선 집값하락을 우려하는 지역 이기주의라는 여론을 회피하기 위해 조망권과 환경훼손 등의 이유를 들기도 한다.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 모두 이 같은 주민반대에 대응할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주민 공청회 등 일정한 절차가 있지만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주민들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시간이 걸려도 설득하는 방법이 우선"이라고만 했다. 과거 행복주택 등의 추진상황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년 공공임대 공급 목표치를 설정해놓고 추진하기 때문에 주민반대가 강하면 관련 예산이나 추진정책 등이 줄줄이 연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지자체의 입장은 더욱 난처하다. 반대하는 주민들이 자치단체장의 생사여탈권을 쥔 유권자라 이들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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