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성품 (8)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자
바른 성품 (8)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자
  • 이성조 칼럼리스트
    이성조 칼럼리스트
  • 승인 2018.03.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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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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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회사가 원하는 인재와 개인이 원하는 회사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흔하다. 그 중에서도 회사가 직원에 기대하는 가치를 갖추지 못한 직원, 회사가 요구하는 성품을 갖추지 못한 직원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 직장인을 괴롭히는 문제와 고민은 거의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 문제를 극복할 방법이 바로 차이를 조정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성공의 핵심은 성품과 직무, 인간관계의 균형을 잡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조직을 이끌어가고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인사관리를 치열하게 고민한 연구자의 시각을 정리한 사례로 검사와 실증연구를 통해 경험한 내용을 칼럼으로 10회 연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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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투이긴 하지만 ‘유도리 있다’는 말이 있다. 유도리, 즉 요령이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새로운 접근방식이나 아이디어에 개방적이고, 주변의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맹목적인 순종이나 답습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여 적응하는 에너지가 있다.

시류에 맞춰서 자신의 믿음과 신념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다. 사고와 행동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한 채, 자신의 신념 체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정해 나가는 것이다. 향후 자신에게 다가올 미래와 인간관계, 현재 추진 중인 일의 성공을 위해 최적의 대안을 선택한다.

유연한 사고는 원리원칙만 중시하는 고지식한 사고의 반대말이다. 예를 들어 직진이 가능한 우회전 차선에 정차하고 있을 때, 뒤에서 따라오는 급한 차량을 위해 횡단보도를 살짝 침범할 수도 있다. 마트 계산대에 한가득의 물건을 올려놓고 차례를 기다리는데 계산원이 차례 뒤에서 껌 한 통 사려고 서있는 아이에게 순서를 양보해달라고 청하는 경우도 그 예일 것이다. 사소하게 규칙을 어기는 행위를 무작정 비난하기는 어렵다. 융통성은 미리 정해놓은 정답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상황에 따라 교감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중고생이 선행학습을 한다. 특히 수학 과목이 그러한데, 많은 양의 수학공식을 정규 교육 과정보다 먼저 배우려는 것이다. 대다수의 선행학습은 공식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공식을 외워서 빠르게 문제를 풀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처음에는 다른 학생보다 우월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심각한 부작용에 빠진다. 깊은 생각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시도로 수학적인 사고력을 길러야 하는데 무조건 공식을 대입해서 풀려고만 한다. 융통성을 발휘하거나 자기만의 관점을 가질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주입식 선행학습이 청소년기의 호기심과 문제해결능력을 망쳐버린 예이다.

융통성이 부족한 사람들은 주변에 대한 호기심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줄 모른다.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관찰하는 데서 호기심이 시작된다. ‘왜 그럴까? 어떻게 저렇게 진행되지? 무엇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과정을 거쳐 어린이의 생각은 성장한다.

아이가 쉴 새 없이 떠드는 수많은 질문에 부모가 단답형으로만 대답한다면, 자신만의 질문과 발견의 과정을 통한 지적 성장은 좌절되고 중단될 수밖에 없다. 부모는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다가오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는 공식을 외어서 풀 수 있는 문제는 더 이상 인간의 몫이 아니다. 그런 것들은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수학 공식을 외워서 문제를 푸는 시대는 끝났다는 뜻이다. 공식에 익숙해지면 새로운 것들을 볼 수도 없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도 없다.

융통성이 없는 사람은 호기심이 부족하고, 호기심이 부족한 사람은 융통성이 부족하기 쉽다. 호기심이 없는 사람의 두뇌는 서서히 경직되어 간다.

융통성이 부족한 사람들은 자기합리화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탐스러운 포도송이를 올려다보며 “저 포도는 먹어도 너무 시어서 못 먹어!”라고 외치는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의 여우처럼 말이다.

사회나 직장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 신포도 탓을 하는지 모른다. 일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융통성 있게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변명과 구실부터 찾는다. 자신의 결점이나 실수 때문에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대신, 불리한 조건이나 불충분한 지원 따위를 열거하면서 자신을 옹호하려 한다.

누구나 자신을 합리화하고 방어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허망하고 비참한 처지가 되는 순간에 그럴듯한 논리로 자신을 위안하거나 변호했다. 중요한 실수를 하고서도 어쩔 수 없었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모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없고, 사건이나 상황을 정확하고 솔직하게 해결할 수도 없게 된다.

해결 방법은 융통성을 갖는 것이다. 융통성은 답답한 상황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탄산수가 될 수 있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자.
 

필자소개

이성조

㈜에이에이치알코리아 대표컨설턴트

㈜한국인재개발연구소 공동대표이사

저서) 이성조(2018),《바른 성품》, 도서출판사이다(씽크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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