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성품 (3) 라켓 감정과 인생 각본
바른 성품 (3) 라켓 감정과 인생 각본
  • 이성조 칼럼리스트
    이성조 칼럼리스트
  • 승인 2018.02.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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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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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회사가 원하는 인재와 개인이 원하는 회사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흔하다. 그 중에서도 회사가 직원에 기대하는 가치를 갖추지 못한 직원, 회사가 요구하는 성품을 갖추지 못한 직원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 직장인을 괴롭히는 문제와 고민은 거의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 문제를 극복할 방법이 바로 차이를 조정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성공의 핵심은 성품과 직무, 인간관계의 균형을 잡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조직을 이끌어가고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인사관리를 치열하게 고민한 연구자의 시각을 정리한 사례로 검사와 실증연구를 통해 경험한 내용을 칼럼으로 10회 연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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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 일부가 결정되고 평생을 살면서 바뀌지 않는 무의식의 선호패턴, 그것을 우리는 성격이라고 부른다.

성장기에는 누구나 몸집이 커진다. 성장의 재료가 되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꾸준히 섭취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와 신경계도 다양한 신호물질과 호르몬이 채워지면서 성장한다. 이러한 물질은 우리의 두뇌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신호 체계를 구성하며,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의 방식과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이렇게 두뇌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생화학적 작용이 우리의 자의식과 감정, 사고 작용을 조절한다. 이러한 작용은 처음에는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인 차원에 머무르지만, 점차 고차원적인 쾌감을 향해 나아간다. 영유아는 자신의 표정이나 행동으로 쾌감이 발생하면 그것을 반복하고, 고통이나 불쾌감이 발생하면 중단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선호가 형성되며, 한 번 형성된 선호는 지속적으로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을 기질 또는 성격이라고 부른다. 기질의 토대는 유아기에 완성되며, 성인기의 성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자아는 가정 및 학교,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 유아기와 아동기를 거치면서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선호와 기질은 외부환경에 노출되면서 끊임없이 확장되며, 개개인 특유의 성격으로 발전해 나간다.

이와 같이 인간의 성격은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형성되어온 무의식적인 선호 및 기질과 단단하게 얽혀 있다. 성격을 쉽게 바꿀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외부 환경의 영향 속에서 형성되고 개발되는 ‘확장 성품’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자아의 형성과 성장 과정은 체계적이지도 않고 계획적이지도 않다. 유아기의 우연한 반응과 피드백으로 형성된 자질은 성장 과정에서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성격 혹은 성품으로 확장되고 개발된다. 유아기나 아동기와 같은 성품 형성기에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좀더 균형 잡힌 성품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3, 40대 남성들은 어린 시절부터 까불지 말고 점잖게 행동하라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신 아버지 앞에서도 항상 단정하고 조용한 태도로 대화를 나누어야 했고 즐거운 일이 있어도 기쁨을 마음껏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 시대에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이런 가르침이 과도하면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거나, 아버지와의 감정 공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가정에서 자라난 아동은 라켓 감정(racket feelings)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자기 감정이 아니라 부모나 환경의 요구에 맞게 꾸며낸 거짓되고 가식적인 감정을 라켓 감정이라고 한다. 라켓 감정에 사로잡힌 아동은 성인이 된 후에도 피상적인 대인관계밖에 형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심리학자 에릭 번은 교류분석 이론을 통해 라켓 감정과 인생 각본을 자주 언급한 바 있다. 인생 각본이란 어린 시절에 부모의 행동을 통해 학습된 “각본”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인이 된 후에도 자신만의 각본을 가지지 못하고 어린 시절에 주입 받은 각본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부모가 자신에게 큰소리로 야단치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으면서도 자기 자녀에게 똑같이 큰 소리로 야단치는 사람들이 그 예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보다 정당화한다. 큰 소리로 야단을 쳐야 자녀를 훈육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합리화하는 것이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에게 무섭게 혼나는 게 참 싫었는데, 나도 내 아이들에게도 무섭게 화를 내곤 했다. 차 안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아이에게 화가 나서 차를 세우고 끌어내리는 시늉을 한 적도 있다. 아직도 우리 아이는 그날의 아빠가 참 무서웠다고 말하곤 한다. 자신의 잘못은 잊어버린 채 공포감만 남은 듯했다. 양육은 실패하고 감정적인 앙금만 남은 셈이다.

자녀 양육은 참 어렵다. 순간순간 생겨나는 다양한 감정을 인내할 줄도 알아야 하고, 아이의 올바른 성장과 성품발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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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이성조

㈜에이에이치알코리아 대표컨설턴트

㈜한국인재개발연구소 공동대표이사

저서) 이성조(2018),《바른 성품》, 도서출판사이다(씽크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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