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성품 (2) 환경이 인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
바른 성품 (2) 환경이 인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
  • 이성조 칼럼리스트
    이성조 칼럼리스트
  • 승인 2018.02.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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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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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회사가 원하는 인재와 개인이 원하는 회사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흔하다. 그 중에서도 회사가 직원에 기대하는 가치를 갖추지 못한 직원, 회사가 요구하는 성품을 갖추지 못한 직원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 직장인을 괴롭히는 문제와 고민은 거의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 문제를 극복할 방법이 바로 차이를 조정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성공의 핵심은 성품과 직무, 인간관계의 균형을 잡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조직을 이끌어가고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인사관리를 치열하게 고민한 연구자의 시각을 정리한 사례로 검사와 실증연구를 통해 경험한 내용을 칼럼으로 10회 연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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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값을 하라”는 말이 있다. 맡은 일을 제대로 못 해낸 사람들이 흔히 듣는 말이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은 막연하게 상대방에게 나이에 걸맞은 지식과 인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근거 없는 기대일 뿐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저절로 철이 드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모두 철이 없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행동해야 철이 들었다고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기준도 없다. 애초에 그런 기준 자체가 있을 리가 없다. 외국에서는 나잇값 하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는다. 왜 유독 우리 사회에서만 “나잇값을 하라”는 말을 자주 쓸까?

“빅 파이브(big five)”로 불리는 “성격의 5요인 모델”이나 마이어스와 브릭스의 MBTI와 같은 서구의 성격검사도구는 세계적으로 신뢰성과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학자가 뇌과학의 측면에서 인간의 정신적 활동을 규명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은 아직도 유교적인 관습이나 사주팔자, 점성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새해가 되면 회사나 개인이 미신적인 자료를 근거로 사업을 계획하거나 행동을 선택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본다. 70~80년대의 고도 성장기에 축적된 폐습이나 잘못된 관행이 서구적인 합리주의와 뒤섞여 있는 것도 우리 사회의 특징이다. 이런 풍토에서는 인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과학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어렵다.

특유의 주입식 교육제도도 인성 개발을 방해했다. 시험만 통과하면 된다는 입신양명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인성을 심화하고 확장하자는 주장은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면 자연히 인격이 성숙한다고 믿는 잘못된 사회 통념도 문제다. 인격이 김치나 된장처럼 자연히 숙성된다면 왜 인성의 심화와 확장을 구태여 도모하겠는가?

이와 같은 한국 사회 특유의 인식은 인성의 성숙과 개발을 사회적인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게 했다. 학교와 사회가 인성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해온 셈이다.

학력과 전문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인성이 엉망이면 훌륭한 사회인이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없다. 설사 운 좋게 성공을 거두더라도 마지막에는 추락하고 마는 사례도 흔하다. 좋은 교육 환경과 집안 배경의 힘으로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지속시키거나 발전시켜 나가기는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대통령까지 탄핵시킨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바로 그 사례다. 철옹성 같던 그들의 절대 권력도, 인성 부족으로 벌어진 사소한 갈등 때문에 붕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형성된 잘못된 인성을 바로잡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부도덕하게 취한 것들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며 살아왔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인성의 균형이 무너져 있는 사람은 언젠가는 큰 낭패를 보게 된다. 평생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알지 못한다. 그런 순간이 오지 않도록, 우리는 모두 자신의 내면을 늘 살피고 개발해 나가야 한다. 시인 윤동주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듯이 말이다.

심각한 범죄자는 대부분 제대로 된 인성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한다. 넉넉하지 못한 환경과 훈육에 대한 개념이 없는 부모 밑에서 주변 사람들과 정상적이고 인격적인 상호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 상태로 성인이 되면 인성이 비뚤어지고,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자연히 높아진다.

단순히 가난하기 때문에 범죄자가 된다는 뜻이 아니다. 부유하지 못한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다. 인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점검, 부족한 인성 요소를 교정하고 북돋아줄 교육의 기회가 없는 게 문제이다.

‘배나무에는 배가 열리지 사과가 열리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그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씨앗과 그 씨앗을 자라게 하는 적절한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좋은 땅에서 근면한 농부가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때, 달고 알이 굵은 배가 열리기 마련이다. 인간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고유의 자질을 기반으로 어떠한 환경에서 교육받고, 어떤 평가를 받으며 성장하는가에 따라 자질과 역량이 확장되고 심화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이러한 과정으로 성품이 개발된다. 개인의 성품은 선천적인 특성과 자질에 좌우된다. 환경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 인간은 외부의 영향을 받아 내적 정신구조가 완성되고, 평생 이를 발전시켜 나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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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이성조

 

㈜에이에이치알코리아 대표컨설턴트

㈜한국인재개발연구소 공동대표이사

저서) 이성조(2018),《바른 성품》, 도서출판사이다(씽크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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