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의 시화 에세이] (9) 봄이 살짝 엿보러 온 날
[신성대의 시화 에세이] (9) 봄이 살짝 엿보러 온 날
  • 신성대 칼럼니스트/작가
  • 승인 2018.02.21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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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살짝 엿보러 온 날


겨울은 겨울인데
봄이 살짝 엿보러 온 날
싱그런 봄동을 보며
식욕이 돋는 아침
잠시 주춤한 겨울에 틈타
봄날이 살짝 끼어든 포근한 날 
시골 엄마의 텃밭엔
비닐 하우스 속 파릇파릇 봄동이
맛깔나게 자라고 있다
이 겨울 
사정없이 쳐들어 온
서슬퍼른 칼바람을 피해
유일한 방패막 비닐하우스 안
그 속에 숨죽여 한기를 이겨낸
넓적한 잎들이 군침을 돌게 한다
상큼한  봄동을 물끄러미 보다가
"그래 결정했어"
오늘 점심때는 이걸 뜯어
찬물에 휘이휘이 잘 씻어
씻은 잎사귀에 밥을 얹어
엄마가 담근 막장을 올려
아삭아삭 맛나게 쌈싸먹어야겠다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인다

- 신성대의 <손바닥 글 >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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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점점 땅속에도
봄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는
시절입니다
아직은 땅속이 얼어 마냥 겨울 같지만
이미 양지바른 곳에 
봄의 생기가 올라오고 있음을
봄동을 보며 직감 했습니다
벌써 부터 
싱그런 봄이 기다려 지던 날
시골 엄마의 텃밭 하우스에
먹음직한 봄동이 오손도손 모여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식감이 감도는 봄동은 군침을 돌게 했고
마침 설 명절이라 한자리에 모인 온 가족이
시골 마당에 한 곳에 자리를 잡아
불판을 깔고 
읍내에서 막내가 사온 두툼한 삼겹살과
큰형님이 사온 쇠고기를 구워
봄동을 씻어 파무침과 
엄마의 손맛 잘익은 막장 덕분에
말 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아직은 겨울이지만 겨울같지 않았고
미리 봄을 엿보러 이월의 따뜻한 어느날
절망의 겨울을 이겨낸 봄동 덕분에
싱그러운 봄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필자소개 

신성대  작가/ 칼럼니스트 

저서 : '별을따라가는 것과 산을 오르는 것' 

       '땅끝에서 피는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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