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폭의 유화 그림
늦은 점심을 먹고 나오던 길
어느 건물 벽에 걸린
한폭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보면 그냥 사진 같은
잘 그린 그림인데
가까이 더 가까이 볼 수록
거칠게 더덕더덕 덧칠 된 유화였다
색채가 싱그럽고
그림 속으로
아침을 산책하며 걸어도
한낮에 물빛 따라 고요히 걸어도
어스름한 저녁에 석양을 바라 보아도
마음이 평온 할 것 같은 그림 한장
덧칠 된 유화 물감들이
덮이고 덮여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한번 바르면 다 마를때까지
기다려야하는 번거러움도 있지만
다시 바르고 또 바르고 바르면
하나의 나무가 되고
근사한 숲이 되고
소리없는 강물도 흐르는
어쩌면
우리의 하루 하루가
매 시간 시간이
한폭의 유화 그림을
완성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뭘 하든
단번에 되는 것은 없나보다
겨울속
앙상한 나무가지도 운치 있지만
그림 속 푸르게
속살 붙은 무성한 나무가
참 좋았던 시간
어느 건물 한켠에 자리잡은
한폭의 유화 그림에
이렇게
삶의 붓질로
내 하루도 덧칠 해본다
ㅡ 신성대의 <손바닥 글> ㅡ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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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심혈을 기울이는 그림 한장을 그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덧칠에 덧칠이 되는 유화그림은
더 인내해야 그려지는 그림입니다
세상 살다보면 마음 먹은대로
다 되는 것은 없습니다
때로는 조급해지고 조급해지다보면
뭔가 실수를 하게 마련이지요
거기다 자칫 실수를 만회하려다
더 큰 낭패를 당하기도 합니다
한폭의 유화그림이 완성되려면
그 완성되는 시간이 필요하듯
우리의 삶도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뭔가 마음이 조급해지거나
빠른 성과를 내려는 욕심이 앞설 때
"스톱"을 외치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덧칠에 덧칠하는 유화가 제대로 말라야
그다음 덧칠을 할 수 있듯이 말입니다
오늘 하루도 내 하루의 붓질을 하되
제대로 덧칠하는 기분좋은 그런 하루면 좋겠습니다
필자소개
신성대
작가/ 칼럼니스트
저서 : '별을따라가는 것과 산을 오르는 것'
'땅끝에서 피는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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