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의 칼럼마케팅 이야기(1)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벅스의 칼럼마케팅 이야기(1)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 권순철 칼럼니스트
    권순철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9.0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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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호랑이는 독립 생활을 하고, 개미나 벌은 군집 생활을 한다. 개미나 벌의 일하는 방식은 경직되어 있으며 그것도 가까운 친척들하고만 함께한다. 

침팬지는 개미보다는 유연하지만 협동 상대는 친밀하게 지내는 소수의 개체들뿐이다. 동맹 구성원간의 결속은 매일 이뤄지는 친밀한 접촉에 기반을 둔다. 껴안고, 만지고, 키스하고, 털을 다듬어 주고, 서로 호의를 베푸는 행위에 기반한다. 침팬지 무리의 우두머리인 알파 수컷이 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육체적으로 더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크고 안정된 동맹을 이끌기 때문이다.

 

동맹은 알파 수컷의 지위를 향한 투쟁에서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동맹의 구성원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먹을 거리를 나눌 뿐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는 서로 돕는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결성하고 유지할 수 있는 집단의 크기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자연 상태에서 전형적인 침팬지 무리의 개체 수는 20~50마리이다. 집단 내 개체수가 늘어나면 불화가 생겨서 일부가 새로운 집단을 형성한다. 서로 다른 무리들은 거의 협력하지 않으며 영토와 먹을 거리를 두고 경쟁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어떨까? 인간은 언어로 의사 소통을 한다. 언어는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누가 누구와 잠자리를 같이하는지, 누가 정직하고 누가 속이는지, 인간으로 하여금 몇 시간이고 계속해서 수다를 떨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러한 뒷담화는 인간의 무리를 더 크고 안정되게 형성할 수 있다. 하지만 뒷담화에는 한계가 있다. 150명이 넘는 사람들과 친밀하게 알고 지내며 효과적으로 뒷담화를 나눌 수 있는 보통 사람은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이 임계치 내의 공동체는 친밀한 관계와 소문 퍼트리기를 주된 기반으로 하여 조직이 유지될 수 있다. 이러한 조직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공식 서열, 직함, 법전 등은필요치 않다. 작은 가족 기업은 초기에 이러한 방식으로 유지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사회나 CEO, 회계부서 없이도 살아남고 번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150명이라는 이 임계치를 넘어가는 순간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일이 되지 않는다. 

 

인간은 어떻게 해서 이 임계치를 넘었을까? 

학자들은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 이 임계치를 넘었다고 한다. 오직 인간만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무리 주위에 사자가 나타탔다고 상상해 보자. 초기에는 “조심해! 사자가 나타났어.”라고 말하고 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무리는 점점 커졌고, 이제는 사자를 피할 이유가 없어졌다. 누군가 “사자는 우리 종족의 수호령이다. 그러니 사자를 죽이면 안된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이러한 허구의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났고, 서로 협력해 나갔다. 단순한 상상을 넘어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점점 더 많은 숫자가 모여 유연하게 협력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의 조상들은 이렇게 유령과 정령의 이야기를믿음으로써, 보름달이 뜰 때마다 불 주위에 모여 함께 춤을 춤으로써 사회적 질서를 강화했고, 협력을 강화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허구의 이야기는 신화가 되었고, 신화는 한 국가의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현대의 사회제도들도 이와 같은 허구의 이야기 위에서 작동한다. 우리가 공유하는 허구의 이야기 밖에서는 신도, 국가도, 돈도, 인권도, 법도, 정의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 이야기들에 기반하여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매우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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