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돼지 먹는 날은 흑돈주 마시는 날”
“흑돼지 먹는 날은 흑돈주 마시는 날”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17.02.2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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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젼 스타트업 탐방 기획 시리즈

[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 제주도의 돼지 사랑은 좀 남다르다. 집안에 애사나 경사가 있을 때 순대가 반드시 나오고, 육지에서 껍데기가 없어 부드러운 삼겹살이 자리를 잡을 때, 제주에선 털만 쓱쓱 밀고 여전히 오겹살을 먹었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까만 돼지인 흑돼지를 한 마리씩은 키웠다고 하니 지금의 애완동물같은 느낌도 있었던 것일까?

 많이 알려진 사실대로 이 흑돼지, 속칭 ‘똥돼지’는 뒷간에서 용변 처리용으로 키워졌었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 이 흑돼지는 제주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매김했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는 먹어야할 1호 음식이 됐다.

제주본초협동조합이 얼마 전 이 흑돼지 요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인 ‘흑돈주’를 선보였다.

흑돈주는 제주본초조합의 특용작물인 ‘황칠나무’를 발효해서 만든 발효주로, 곡식 발효주의 전형적인 텁텁함보다는 한약과 유사한 묵직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황칠나무는 인삼과의 나무로 실제로 한약재로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거풍습’이라는 별칭에서와 같이 ‘풍을 막아주는 재료’로 알려져 있으며 여러 건강 식품에 응용되고 있다.

제주본초협동조합은 6차 산업을 진행하고 있다.

1차 산업인 생산, 2차 산업인 제조, 3차 산업인 판매, 마케팅까지 한 조직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 고산리의 생산자, 제조하는 장인, 마케팅/유통 업체가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제주본초조합이 흑돈주를 개발한 뒷이야기가 재미있다.

제주도에서는 집집마다 흑돼지를 키웠는데 이 돼지의 덩치가 많이 커지면 약한 뒷간 담을 부수고 도망을 갔다고 한다.

하지만, 제주도 서남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도망간 돼지를 굳이 잡으러 다니지 않고 술항아리 뚜껑만 열어 놓았는데, 그러면 술 냄새를 맡고 돼지가 돌아오게 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돼지가 잊지 못하고 찾아오게 하는 술을 ‘도새기술(도새기:돼지의 제주방언)’이라고 불렀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흑돼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흑돈주로 이름 붙였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이 흑돈주의 맛을 보기 위해선 제주도를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주도 내의 흑돼지 전문점에는 거의 다 공급이 되고 있지만 아직 내륙 지역에는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술을 맛보기 위해서 제주도 관광을 계획하는 것은 좀 지나친 면이 있겠으나, 제주도를 방문해서 흑돼지를 먹을 타이밍이면 기억을 되살려 흑돈주를 주문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제주본초협동조합의 구자권이사는 “1년에 흑돈주 몇 병을 팔고 얼마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보다는, 흑돼지처럼 흑돈주도 제주의 주요한 관광 상품에 자리매김 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제주도민이 생산하고 만들고 파는 인기 상품 개발을 위해 애쓰겠다”고 밝혔다.

제주본초협동조합은 이러한 노력의 인정으로 제주대학교 기술지주주식회사(대표 현명택)으로부터 창업맞춤형지원화 사업의 대상으로 선정,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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