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초대전 "숲 (Grove)"
김유정 초대전 "숲 (Grove)"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16.10.2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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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 오는 10월 29일(토)부터 12월 17일(토)까지 역삼동 소피스 갤러리에서는 김유정 작가의 개인전 <숲(Grove)>이 진행된다.

단국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 후,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를 거쳐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 박사를 졸업한 그녀는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OCI미술관, 이랜드 문화재단,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청량리 경찰서, 성문영어사, 주식회사 삼천리 외 다수에작품이 소장된 촉망받는 여성 작가이다.

회벽에 스크래치를 가하는 프레스코 회화작업으로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김유정 작가의 이번 <숲(Grove)> 전시는 그녀의 근작을 중심으로 프레스코 회화와 설치작품, 사진작품 등 총 40여 점으로 구성되었다.

일방적인 돌봄을 가하는 행위를 통한 ‘길들여짐’에 대한 고민, 파편으로 축적한 오브제를 통한 자연과 인위의 공존에 대한 기록, 철사 드로잉으로 풀어낸 사랑하는 대상의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쉼조차 강요받는 현대인의 삶을 역설적으로 잘 풀어낸 설치작품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본 전시는 전시 공간에 잘 만들어진 인공 정원의 자연스러움을 통해 길들여진 현대인들의 상실된 내면을 시각적으로 정화시키며, 풍경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함과 동시에 김유정 작가의 오랜 ‘긁기의 외상적 행위’들에 대한 생각을 함께 호흡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김유정의 회화는 익숙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큼 낯설게 다가온다. 낯섦은 검은 화면 안에서 꿈틀대는 식물 의 움직임이 자아내는 몸짓으로부터 기인하는 듯하다. 이는 회화가 이국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흑백 사이 어디 즈음서 꿈틀 대는 식물의 모습이 마치 열대의 자연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다른 관점에서 수묵화와도 비교할 수 있을 법하다. 그러나 수묵 화라고 무조건 이국적인 것은 아니니 김유정이 그린 식물, 정원,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지 색채만의 이유는 아닌 듯 하다.

또 다른 가설로는 그녀만의 특유한 작업 방식인 프레스코 기법과 관련을 살펴볼 수 있겠다. 알다시피 프레스코는 교회 건 축물 내부의 벽화를 그리는 방식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일반 가정의 실내 벽화를 그리는 상당히 대중적인 기법이다. 김유정은 견 고하게 제작된 캔버스 형태의 나무 패널 위에 여러 단계(벽체조성-모르타르-초지-화지)를 거쳐 최종적으로 발라진 화지의 표면 위에 검정색을 도포한 후 석회(회벽이)가 마르기전에 음각을 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이러한 지난한 과정이 쌓여 단순 한 흑백회화로 규정 내리기보다는 화면을 만든 후 화면에 흠집을 내어 형상을 찾아가는 과정에 의해 풍경이 나타난다고 표현할 수 있다. (중략)

김유정의 작업이 발산하는 이국적인 낯섦은 표현기법과 작업의 대상이 주는 “회색성” (grayness)으로 기인하는 듯하다. 여기서 회색성이란 흑과 백의 사이, 이분법의 경계, 가장자리이자 중간을가리킨다. 프레스코 기법을 이용한 캔버스 회화라는 모순, 자연과 인위적인 상품 사이에 위치한 화분, 대지에서 자라는 식물이 아닌 콘크리트 벽면 사이에서 자생하는 식물, 그리고 생명의 기원(origin)에서 이주한 식물의 전시장인 식물원의 장면 등은 이중적 위치에서 삶을 유지하는 생명체에 관한 작가의 시 선을 대변하고 있다. 이 회색성은 나약하지만 위험한 존재이고, 하찮은 존재이기에 늘 전복의 가능성이 잠복하는 상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정현 (미술비평, 인하대) 평론 발췌

나는 석회벽이 마르기 전에 “긁기의 외상적 행위”, 즉 사유를 근간으로 하여 스크래치를 가하는 프레스코 회화작업을 하고 있다. 프레스코 기법으로 벽체를 조성한 화지위에 흑석을 도포한 후 석회(회벽)가 마르기 전에 화면에 스크래치를 내며, 검은 화면 안에 식물이나 정원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인데, 이는 지난한 과정이 쌓여 화면에 흠집을 내어 형상을 찾아가는 행위로서의 풍경이다. 회벽을 긁어내며 생채기를 만드는 것은 현재 기본적으로 상처의 치유를 갈망하는 우리 현대인들의 삶을 표현하는 기법적 은유이자 현대인들의 삶 그 자체이다.

긁기를 통해 재현되는인공적인 풍경들은, 작업 속에서 빛과 생명력을 얻어 우리에게 재생산된 ‘치유의 정원’을 선사하며, 인간의 상실된 내면을 시각적으로 정화하는 예술이 된다. 인공화된 자연 또는 도시화된 자연은, ‘자연’을 인간이 사는 세상의 축척에 맞도록 재단하며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것으로, 인간중심의 관점으로 생성된 인간의 욕망, 문명의 이기심, 도시주의 안에서의 자연관 등 다각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이런 환유적 자연이자 생명들은 소모품-자연이자 연구의 대상이고, 전시 가치로 채워진 소비사회의 또 다른 단면이다. 나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모순, 즉 프레스코 기법을 이용한 캔버스 회화, 자연과 인위적인 상품 사이에 위치한 화분, 대지에서 자라는 식물이 아닌 콘크리트 벽면 사이에서 자생하는 식물, 그리고 생명의 기원에서 이주한 식물원의 장면 등은 이중적 위치에서 삶을 유지하는 생명체에 관한 자신의
시선을 대변한다.
- 김유정 작가노트 발췌

작가 프로필
김유정 작가는 1974년에 태어났다.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 후,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을 거쳐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서양화 박사를 졸업했다.2003년부터 지금까지 10여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가졌으며, 이번에 초대 개인전인 <숲(Grove)>을 소피스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주요 개인 전시로 조각난 숲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생존조건 (갤러리 도스, 서울)/ 침묵의 정원 (이랜드 스페이스,서울)/ Upside-downed Inside (신세계 갤러리, 인천)/ Skin of the Roof (인사아트센터, 서울)/ 김유정 Fresco전 (JM갤러리, 상하이)/ 벽과 그림자 읽기 (관훈 미술관, 서울) 등이 있으며, 주요 국내외 아트페어 및 단체전으로 비밀의 화원 (서울미술관, 서울)/ 정원유람기 기획전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청주)/ 치유의 뜰 기획전 (한국예탁결제원 KSD갤러리, 서울)/ 코리아 투마로우 I (성곡미술관, 서울)/ 소마 드로잉-무심전 (소마 미술관, 서울)/ 내일의 작가 선정전(겸재정선기념관, 서울)/ KIAF (코엑스, 서울)/ 제 37회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Brand New 소장가치 기획전 (유진갤러리, 서울)/ 한국정예작가 초대전 (조지메이슨대학 갤러리, 워싱턴, 미국)외 다수가 있다.

그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OCI미술관, 이랜드 문화재단,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성문영어사,주식회사 삼천리, 주식회사 유너모터스, 주식회사 더가온, 청량리 경찰서, 신세계 갤러리, 정갤러리 외 다수 소장되어 있으며, OCI 미술관 창작스튜디오 2, 3기 입주 작가 및 인천아트플랫폼 6, 7기 입주작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김유정 초대전
10.29 – 12. 17 2016
Vernissage 10. 29 Sat 3pm

LOCATION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218 B1F
218 Yeoksam-ro B1F Gangnam-gu
Seoul Korea   T. 02 555 7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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