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 칼럼] 54.절대가치(Absolute value) 시대의 마케팅 패러다임
[권순철 칼럼] 54.절대가치(Absolute value) 시대의 마케팅 패러다임
  • 권순철
    권순철
  • 승인 2016.04.0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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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 2012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세상에 첫 선을 보였을 때, 그것이 지구를 뒤덮는 히트 상품이 될 거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엉뚱하고도 기발한 뮤직비디오는 1년여 만에 유튜브 조회 수 23억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럭비공 같은’ 시장의 예측불가 반응은 그 다음에도 이어졌습니다. 이번에 싸이 팀은 후속작 ‘젠틀맨’을 내놓으면서 대대적인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치밀하게 짰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유튜브 조회 수도 8억 건에 그쳤습니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대박’ 사례도 제과업계로서는 뜻밖의 날벼락 같은 ‘사건’이었습니다. 처음에 회사는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위터,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4개월 만에 월 매출 110억원이라는 업계 초유의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이제 상품 출시에 맞춰 광고만 쏟아내면 되던 시대는 갔습니다. 물건의 포장에만 신경 쓰고, 브랜드 관리만 잘 하면 되던 마케팅 시대도 저물고 있습니다. 경쟁사에 대항해 비교 우위만 차지하면 되던 시절도 갔습니다. 이른바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의 사용 가치가 중요해지는 ‘절대 가치(absolute value)’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소비자들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가늠할 때, 다른 소비자들이나 전문가들의 말과 평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전까지 마케터들이 주로 관리 집행했던 광고나 포장, 여타 수동적 정보들에 의존할 필요가 이제는 없어졌다는 뜻입니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의 절대 가치를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진짜 품질 대신 상대적인 평가인 브랜드나 가격, 원산지와 같은 대용물에 의존할 수박에 없었다면 이제는 소비자 자신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에 관한 정보들을 빠르고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사용가치에 기반한 ‘절대 가치(absolute value)’가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각 상품의 절대 가치를 가늠할 수 있게 된 결과, 마케터들이 바라는 대로 소비자들이 상품을 인식하게 하는 포지셔닝 전략의 영향을 점점 덜 받게 됐습니다. 그러면 소비자은 구매 의사 결정을 어떻게 내릴까요?

첫째, 사람들은 물건을 구매할 때 필요 이상으로 머리를 쓰고 싶지 않아 하는 경향을 있습니다. 구매를 결정할 때 되도록이면 적은 양의 정보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접근이 가장 쉬운 정보만 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 소비자들에게 서로 다른 가격과 품질 수준에 따라 세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선택지를 제시하면 종종(항상은 아니지만) 중간 정도의 것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런 연구 결과를 두고 ‘소비자들은 비합리적’이라는 증거로 사용돼 왔습니다. 이런 효과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상대적(비교적) 가치 사고’가 ‘절대적 가치 사고’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서비스에 대한 품질 높은 정보를 너무나 손쉽게 습득할 수 있게 되면서 어떤 것이 필요해서 구매해야 할 상황이 닥쳐서만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온갖 상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챙겨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용 가치에 기반한 ‘절대 가치(absolute value)’가 소비자들의 구매에 점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지적 지름길이 상품의 브랜드 같은 것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온라인 공간의 ‘별 다섯개짜리 리뷰’ 같은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것이 전통적인 마케팅 상식들이 오류를 보이고 있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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