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성공학 칼럼[23] : 최고 식사를 대접하라
이재준 성공학 칼럼[23] : 최고 식사를 대접하라
  • 이재준
    이재준
  • 승인 2014.08.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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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투데이=중소기업&소상공인 전문지]
과거 미국을 방문한 후진타오 전 중국주석은 빌 게이츠 회장으로부터 무려 12억달러 짜리 저녁식사를 대접받았다. 이날 만찬에는 후진타오의 기호를 감안하여 훈제 닭요리가 전채로, 안심 스테이크, 알래스카산 대하 등 일류 요리가 모두 등장했다. 

 중국 정상에 대한 과공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었지만 요즈음 미국 재벌 워렌 버핏과 점심한 번 먹으려면 30억 이상을 써야 하는 것을 보면 미국인들의 식사에 대한 특별한 열정을 엿볼 수 있겠다. 버핏과의 오찬은 매년 경매에 붙여지며 해를 거듭할수록 가격을 경신, 세계적 흥밋거리가 되기도 한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식사예절을 매우 중요시해 왔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 손권은 유비를 초대하는 자리에서 특별식으로 '개자리나물볶음‘을 대접했다고 한다. 기름진 산해진미보다는 몸에 좋다는 진귀한 나물을 선택한 것이다. 손권은 유비의 환심을 사 조조의 대군을 적벽(赤壁)에서 격파함으로써 황제 지위를 유지했다.

 식사 대접을 소홀이 하여 불행해진 고사도 있다. 송나라 대학자 주희(朱熹)는 인품만큼이나 평소 검소하게 살았다. 그러나 찾아 온 손님에게 식사대접을 잘 못하여 불우한 일생을 살았다. 당시 호굉(胡綋)이란 사람이 주자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는데 다른 사람들처럼 거친 현미밥을 대접했다.
 그런데 현미대접을 받은 호굉은 부아가 났다. “아무리 산중이라도 어찌 한 마리 닭과 한 잔의 술마저 없느냐? 이것은 예의가 아니다” 호굉은 식사 후에 작별인사도 하지 않고 집을 나왔다. 그의 가슴은 분노와 수모로 가득 찼다. 

 호굉은 훗날 감찰어사라는 높은 직위에 올랐다. 그는 주자가 그릇된 학문을 가르친다며 여러 죄목을 만들어 모함했다. 주자의 목을 베어야 한다고 까지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주자는 끝내 귀양을 갔으며 적소에서 사망했다.

과거 우리 조상들도 식사예절을 매우 중요시했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체모를 갖추느라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가보까지 팔아 상을 차렸다, 조선시대 한 가난한 선비의 아내는 남편의 손님이 집을 찾아오자 흑단 같이 긴 머리를 잘라 팔아 손님상을 차렸다. 나중에 남편이 수건을 쓰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그 희생에 감동하여 같이 울었다고 한다. 

상차림에도 예(禮)가 있어 보통 잔치 때에는 5첩 반상이나 7첩 반상으로 했다. 두레상이나 주안상, 또는 교자상 차림으로 손님을 맞았다. 밥상은 손님 앞에 밥, 국이 놓이도록 하고 주안상은 처음에 술과 안주를, 술이 끝날 즈음에 밥이나 국수를 식사로 냈다. 그냥 아무렇게 나오는 식사가 아니었다.
 미천한 선비로 주막집의 불청객이었던 연암(燕巖) 박지원이 막걸리 한잔의 인연으로 출세가도를 달렸던 것은 유명한 일화. 그는 주막집에서 엽전을 들고 오지 않은 재상이 봉변을 당할 처지에 놓이자 술값을 대납해주고 벼슬자리에 기용됐다고 한다. 막걸리 한잔 대접이 복의 근원이 된 셈이다. 

강남구 논현동 이필우 동일그룹회장(11대 국회의원)은 매일 사무실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정성껏 점심을 대접한다. 어느 날은 20명이 넘는 경우도 있다. 설사 재력 있는 인사가 참석하여 돈을 내려 해도 못 내게 한다. ‘우리 집에 오신 손님들이니 내가 대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판 워렌 버핏의 풍모를 연상시키는 오찬장은 이회장의 풍모와 경륜이 담긴 고사특강으로 화기애애하다. 

식사대접은 반드시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예우가 따라야 한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허술한 식당이나 값싼 레스토랑으로 초대하면 상대는 불쾌감이 작용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이 최고의 직원을 고용하고자 한다면 라면으로 점심 식사를 때울지언정 직원에게는 스테이크를 대접하라’는 말이 있다.
 비즈니스 상대에겐 최고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유비에게 진귀한 나물을 바쳐 황제 지위를 오래도록 보전한 손권의 지혜를 한번 음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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