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커피(1) 지하철 자리양보
모닝커피(1) 지하철 자리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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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2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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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커피를 시작하며

사실 나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다. 왜냐하면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살짝 두근거리는 체질인데다가, 커피의 향이나 맛을 음미할 정도의 세심한 감각을 가지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떡하니 “모닝커피” 라고 타이틀을 박은 이유는, 사람들이 그 단어를 보고 한번이라도 더 눈길을 줄거라는 그냥 막연한 기대감에서이다.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이왕 이런 제목을 달고 컬럼을 시작하는 참에 앞으로라도 아침에 커피를 한잔씩 마셔볼까 한다. 두근두근 하겠지만...
 

모닝커피(1) 지하철 자리양보

며칠전 지하철을 타고 선배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사당으로 가는 지하철에 앉아서 꾸먹꾸먹 졸고 있는데 명동역에서 어떤 맹인이 조심조심 승차했다. 그리고는 내 앞에 멈춰 서는 것이었다.

나는 노약자들이 내 앞에 서면 미안해서라도 자리를 양보해주는 스타일이다.
그날도 역시 나는 자동적으로 그 맹인 어르신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려고 그냥 벌떡 일어났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자 옆에 서있던 건강해 보이는 40대 아주머니가 내가 앉았던 자리에 잽싸게 와서 앉는 것이었다.

맹인은 눈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자리를 양보한 것도 모른채 그냥 서 있었다.
아차 싶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어르신, 여기 앉으세요” 라고 한마디만 해주었다면 그자리에 그 맹인이 앉았을 텐데...
그렇다고 이미 앉은 아주머니보고 일어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혹자는 이 사람은 자리 하나 양보하면서 무슨 생각이 이렇게 많을까... 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나는 나의 선행이 제대로 목적물에 전달되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한 분함이 밀려왔다.

앞으로는 이렇게 말하리라..
“어르신, 이건 제가 어르신에게만 주는 거니까 꼭 어르신이 쓰세요...다른 사람 주지 마시고요....”

지금은 지하철 자리 하나 양보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내가 수백억원의 재산을 누군가에게 좋은 뜻으로 전하고 싶을 날도 있을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지하철 자리양보의 교훈을 떠올려야만 할 것이다. 여러분도 꼭 그런 날이 있기를 바란다.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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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쟈? 2009-09-29 13:34:52 (207.81.***.***)
우왕 ㅠㅠ 다시봤어요 ㅠㅠ
라라 2009-07-23 13:24:43 (74.176.***.***)
저도 님과 같은 일들이 여러번 있었어요.하지만 양보한 자리가 맹인아저씨가 앉았든 본인의 뜻과는 다르게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 했건간에..님의 가슴속에 남에게 양보할줄 아는 따뜻한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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