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견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원목 교수는 지식인의 양심으로서 4·15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해 침묵하지 않았다. 최 교수는 사실과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선거 부정의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대해 결코 침묵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코 관용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부정선거입니다. 저는 자유라는 가치가 정말 소중하다고 봅니다. 자유는 자율하고는 다르죠. 자율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자유방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냥 시장경제 만능이 될 수 있는 거고요. 자유라는 것은 그냥 시장이 결정하게 하는 게 아닙니다. 진정한 인간의 자유를 확보할 수 있다면 적극적인 복지 정책을 통해서라도 정부가 개입을 해 시장의 실패를 만회해야 합니다. 그릇된 고정 관념을 타파하면서요. 반면, 진짜 인간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쟁도 해야 하는 게 자유거든요. 저는 그런 분야가 선거의 무결성이라고 봅니다. 부정선거는 자유를 해칩니다."
최 교수는 부정선거와 자유는 절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건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닙니다. 두 이념과 가치의 교집합이 성립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게 또 진실입니다"라고 단언했다.
"진실이 무언가를 확정해야지 그 다음에 좌우가 있는 거고 진보 보수가 있는 겁니다. 진실을 확정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두 가지 중요한 일이 있는데, 진정한 자율을 확보하는 것과 진실을 수립하는 겁니다. 때로는 하나를 위해서 다른 하나를 양보할 수도 있죠. 국가안보 기밀 사항은 정부가 일정기간 공개를 안 할 수 있잖아요. 어떤 진실이라는 가치를 좀 희생하는 거잖아요. 안보라는 자유를 위해서 일시적으로 유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부정선거는 자유와 진실 두 가지를 다 잃는 거거든요."
최 교수는 선거 부정은 진실 자체가 묻히는 거고 선거를 통해서 민주주의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 자체가 근본적으로 탈취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건 자유와 진실, 두 가지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정선거 이슈를 공론화하는 것은 그 두 가치를 동시에 살리는 길이라는 것이다. 선거의 무결성은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대법원이 선거가 끝난 지 1년 6개월이 지났는데도 선거 소송에 일체의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는데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대법원이)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까 좌우 어느 쪽이 우세한지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물론 대법관은 국가적 위기라면 정치적인 영향을 보아가며 좀 조정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핵심 두 가치, 자유와 진실이 빨리 수립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 4·15 총선에서 제기되는 의혹들이 내년 대선에서도 재현된다면 정권교체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투개표의 컴퓨터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내놓았다.
"현 당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당권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그 목소리를 안 내는 거겠죠. 외부 간섭이 없다면, 스스로 판단해서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안 하는 겁니다. 그런데 외부세력과 모종의 연결이 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릴 수가 없고 (부정선거가 없었다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사법부도 (진실을 밝혀 판결을 내리는 데서) 멀어지고 언론도 멀어지고 있는 상황인 거죠."
국민의힘 황교안 대선 후보가 후보 토론회에서 부정선거 이슈를 계속 제기하는 데에 대해선 진즉 했어야 했는데, 안 한 측면은 아쉽지만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황교안 후보가)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지금까지 말씀드린 두 가지 가치, 자유와 진실을 수립하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고 봅니다. 프로스 앤 콘스(pros and cons, 찬반양론) 측면이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측면을 종합해서 평가해야 된다고 봅니다. 전혀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