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골이 터지기 직전 관중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리면서 경기장 전체를 휘감는 순간적인 정적'
그리고 일제히 터져 나오는 함성소리.
제가 축구를 보면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죠. 비단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러한
장면에 감동 받고 하실겁니다.
제가 서포터 문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 것도 이런 부분에 있습니다. 그들은 저런
순간에도 그 장면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른 무언가(점핑이 곁들여진 노래와 구호)를 하면서
자기네들의 열정과 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곤 하죠.
이런게 불편한거에요. 뭐, 그게 잘못됐고 너희들 그런 부분 고쳐라라고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자기들이 좋아서 하는 문화에 대해서 뭐라 말할 권리가 제게는 없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건 특별한게 아니라는 거죠. 위에서 든 예처럼 사람들이 순간적인
집중력 발휘하며 경기장에 순간의 정적이 흐를 때, 그러고 선수들의 플레이에 의해 갑자기
경기장 분위기가 용광로처럼 끓어오를 때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흥분하고 싶은 것
뿐이라는 겁니다.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데 끼어드는 다른 소리는 사람들에게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는 거죠.
열정을 표현하고 감정을 표현하는건 조직화된 형식이 아닌 우리 몸에 프로그래밍 된 자연스러운
반응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