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의 문제는 조직력과 밸런스 실종이다. 여기에 A매치 주간 외엔 소집이 불가능한 유럽 중동리거들로 인해 한국만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손해보고 있다. 유럽은 한국과 시차 8시간, 비행거리 9000km고 중동은 시차 6시간 비행거리 7000km다. 이 거리와 시차를 10일 동안 왕복해야 하는 게 한국 대표팀의 큰 핸디캡이다. 이란 우즈벡은 이런 족쇄가 없거나 덜하며 내년 3월23일 해발 1900m 쿤밍에서 한국을 기필코 잡고야말겠다는 중국은 대표선수 전원이 자국리그 소속이라 6차전을 앞두고 클럽팀을 방불케하는 장기합숙훈련이 가능하다.
국가대표팀은 K리그라는 주어진 자원 속에 새 피의 수혈을 통해 손발을 맞출 합숙훈련으로 조직력을 구축해 플랜B를 다지는 것이 난국을 돌파할 방책이 아닌가 싶다. 2016 K리그 영플레이어 제주유나이티드의 안현범이 분데스리가 진출을 꾀한다던데, 그가 독일로 가면 슈틸리케는 비로소 안현범에 주목할 것인가. 아무리 좋게 보아도, 슈틸리케의 K리그 평가절하는 대표팀의 가용자원만 좁히는 자승자박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016 K리그도 막을 내렸고 이웃나라 중국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도 조만간 휴식기에 들어간다. 한국 일본 중국 모두 월드컵 본선진출에 사활을 건, 같은 배에 탄 처지라 리그 소속팀 선수들을 대표팀의 합숙훈련에 동원하는 데 이해관계를 같이 할 것이고 동아시아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만으로 또 한 셋트의 대표팀을 꾸려 동계훈련을 통해 내년부터 속개될 6차전에서 플랜B의 완성을 기하고자 할 것이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비슷한 처지가 아니겠는가.
하여 내가 제안하는 것은 K리거를 주축으로 25명 팀을 꾸려 동계 휴식기에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나 20일 정도 합숙훈련하면서 새로운 자원도 수혈하고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장거리 이동으로 컨디션이 하락되었을 때 대안을 마련하면서 팀의 조직력도 닦아세워보자는 것이다. 3주 정도는 손발을 맞춰야 팀의 골격이 완성될 것인즉 가급적 2016 올림픽에 갔다온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선발해 수비조직부터 다지는 것이다. 연습경기 상대는 호주 A리거 소속으로 구성된 호주와 뉴질랜드 대표팀 정도면 적당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