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오늘 포항vs울산은

포항이 스스로 무너진 탓이 더 컸다고 봅니다.

앞서 두 개의 실점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세번째 실점은 중앙수비수와 골키퍼와의 사인 미스에서 비롯.

하지만 포항이 티아고의 골로 2:3을 만들 때만 해도

'이 경기, 쉽게는 안 끝나겠구나. 3자 입장에서는 개꿀~ ㅋㅋㅋ'

했는데.....골 리플레이가 나오는 순간에

김신욱의 중거리 슛에 알을 까고 만 신화용 골키퍼......

멘붕 어쩔; 신화용 인생 경기 확정?

그렇다 해도 포항이 자멸하고 만 것은

역시 울산이 뛰어난 경기력으로 압박한 결과입니다.

오늘 포항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압박 수비의 훌륭함이야 두말 하면 입 아프고

후반에 경기 흐름을 바꾸려고 투입하는 자원이 김신욱...

어제 전북이 서울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이동국-레오나르도 교체투입에 버금가는 압박감 ㄷㄷㄷ

그리고 팀으로서의 짜임새만 놓고 본다면

현재 시점에서는 오히려 전북보다 낫습니다.

전북이 울산보다 못한다는 게 아니라

전북이 워낙 공격 쪽에 강점이 있어서 그렇지

울산처럼 DF-MF-ST 전 분야에 걸쳐

완성된 느낌이 나지는 않습니다.

특히 공격수 투톱 운용에 있어서는

전북보다 먼저 완성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전북의 투톱 체제가 순조롭게 완성된다면

전북의 파괴력이 훨씬 세겠지만 말이죠.

두 경기만 놓고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지만

그렇다해도 짧은 시간에 이만한 팀을 만들어낸

윤정환의 감독으로서의 능력은,

물 건너 섬나라에서 전해 들은,

진짜배기라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신태용, 황선홍에 이어 차세대 국대 감독 인재풀이

늘어났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합니다.

그리고....여담입니다만

오늘 경기 막판에 포항 스틸야드에서 울려퍼지는

울산 서포터의 "잘 있어요"는,

KBS가 하프 타임에 방영한

2013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보여준

두 팀의 악연을 더욱 부각시키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KBS 중계진이 끝내 언급을 안 한 점도

오히려 재미있었습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