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이번 아시안컵은 호주가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의 나라 경기에도 저렇게 조 예선전부터 관중석 채우는 경기가 역대 아시안컵에 있었는가? 일본도 저렇지는 않다. 자국팀이 부진해도 한국처럼 자학하지 않는다. 일단 스포츠를 대하는 기본 자세부터 다르다. 스포츠는 스포츠일뿐 다른 사안과 혼동하지 않으며 축구를 축구 그 자체로 즐길 줄 아는 정신적 여유와 성숙함이 있다.
경기력도 부족하지 않다. 2014 ACL 결승전 두 경기는 호주 축구의 수준이 아시아 정상권에 있음을 확인할 기회였다. A조 예선 호주 vs 한국의 경기로 호주 축구를 판정하면 안 된다. 일전에 나는 한국이 호주와 만나면 한국이 이긴다, 호주 전력 무시무시하다고 결코 볼 수 없다고 호주 축구를 평가절하했지만 호주 vs 중국의 경기를 본 후 생각이 달라졌다. 한국이 재대결하면 호주를 이기기 어렵다. 일단 피지컬이 딸린다. 패스의 강도와 정확성에 있어 호주가 한국보다 2% 정도 우위에 있다. 강하고 빠른 패스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호주의 팀 밸런스가 경지에 올라와 있다는 뜻이다.
슈틸리케호는 결승 진출로도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만 되어도 슈틸리케는 할만큼 한 것이다. 이라크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고 중심 선수의 결장으로 상처까지 입었지만 이라크 축구에는 한국 축구에는 없는 그 무엇이 있다. 우리로선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강력한 결속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