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패라는 기사가 몇군데에 나오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정도면 꽤 잘한 경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코어로는 졌지만, 그것 말고 전반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아주 집중해서 열심히 플레이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상대가 크로아티아다보니 마음가짐이 틀렸던건가요. 물론 주전이 빠진 크로아티아라고 하지만 우리가 크로아티아 주전 한둘 빠졌다고 뭐라고 할 수 있을 주제도 아니고 크로아티아도 역시 왜 세계 최강 중 하나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어제 경기는 졌지만 공격전개나 그런 면에서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확실한 숙제가 나온 것도 앞으로의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90분 내내 이어갈 수 있는 집중력을 키우는게 관건같습니다. 공격시에 결정적인 순간에서도 집중력 부족으로 성과를 못내었고 수비시에도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난생 처음 보는 크로스와 (궤적과 스피드가 예술이더군요) 순간적으로 수비수를 벗겨내고 뛰어들어간 클래스는 역시 대단했지만 결국 우리 상대는 그런 사람들이죠.
무엇보다 전전임 조광래 감독 시절부터 시작되어서 전임 최강희 감독 시절에 대표팀의 발목을 잡았던 국내파-해외파의 갈등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듭니다. (홍명보 감독은 국내파/해외파라는 얘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했었죠) 해외파라고 무조건 다 잘하는게 아니라 실력의 편차가 나와서 더이상 해외파라는 이름만으로 주전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그 자리를 국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메꿔주었다는 점에서 대표팀의 장래가 그렇게 나빠보이지는 않습니다.